깊은 바다 한가운데, 임자(壬子)
바다 같은 임수가 같은 물의 자리 자수에 앉은 일주 임자. 가장 깊고 너른 물의 기운과, 그 깊이만큼 짙은 외로움을 함께 읽는다.
한눈에
- 일간·일지 · 임수(壬水), 바다 같은 큰 물이 자수(子水), 한밤중 가장 깊은 물 자리에 앉았다.
- 지장간 · 자수 속 임(비견)·계(겁재). 나와 같은 물 기운, 곧 깊이와 활동력이 한가운데 섰다.
- 십이운성 · 제왕(帝旺). 기운이 정점에 오른, 노련한 절정의 단계.
- 다시 읽기 · 가장 깊고 너른 물의 기운과, 그 깊이만큼 짙은 외로움.
임자(壬子)는 가장 깊은 바다 한가운데의 모습이다. 임(壬)도 물, 자(子)도 한밤중의 깊은 물이다. 같은 물이 위아래로 겹쳐, 육십갑자에서 가장 깊고 너른 물의 자리에 든다.
임자는 물인 내가 물의 자리에 앉은 것이라 천간과 지지의 오행이 같다. 이를 간여지동이라 한다. 자(子) 속 본기는 계(癸), 곧 나와 같은 물의 겁재다. 게다가 자는 임수가 가장 왕성한 자리, 십이운성으로 제왕(帝旺)에 든다. 거기에 더해 임자는 양인(陽刃)을 품는다. 양인은 칼날처럼 강한 기운으로, 그 거센 힘은 잘 쓰면 누구도 못 넘는 추진력이 되고 잘못 쓰면 제 몸을 상하게 한다.
그래서 임자는 깊고 강하다. 지혜가 바다처럼 깊고, 활동력이 끝없이 넘치고,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옛 사람들은 이 자리를 두고 고란(孤鸞)이라 하여, 깊고 너른 만큼 곁이 비기 쉽다고 보았다. 가장 깊은 바다가 가장 고요하듯, 그 깊이만큼 외로움도 짙다.
임자라고 다 깊은 것도, 다 외로운 것도 아니다. 그 깊은 물이 사람을 품을지 너무 깊어 다가서기 어렵게 할지, 그 갈림을 정하는 정밀한 셈은 뒤에 용신(用神)에서 따로 본다. 다만 분명한 건, 깊은 사람일수록 그 속을 헤아려 줄 한 사람이 더 그립다는 것이다.
생각이 바다처럼 깊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누구보다 너른 품을 가졌는데, 정작 그 깊이를 다 헤아려 주는 사람은 곁에 드물었다. 깊은 사람일수록 곁이 비어 있던 걸 떠올리면, 나는 그 고요가 쓸쓸하게 들린다.
가장 깊은 바다가 가장 고요하듯, 깊은 사람의 곁은 자주 비어 있다. 내 일주가 임자일까 → 첫 분석 보기 다음 편 · 계축(癸丑) → 이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