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두른 호수, 임술(壬戌)
바다 같은 임수가 메마른 가을 흙 술토에 담긴 일주 임술. 깊이 가둔 물처럼 속을 알기 어렵되, 강한 기개를 품은 자리를 읽는다.
한눈에
- 일간·일지 · 임수(壬水), 바다 같은 큰 물이 술토(戌土), 메마른 가을 흙 자리에 앉았다.
- 지장간 · 술토 속 신(정인)·정(정재)·무(편관). 배움과 절제에 살림 감각이 어우러진다.
- 십이운성 · 관대(冠帶). 갓을 쓰고 세상에 나서는, 겁 없는 청년의 단계.
- 다시 읽기 · 깊이를 감춘 채 강한 기개를 품은, 속 모를 호수.
임술(壬戌)은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호수의 모습이다. 임(壬)은 큰 물이고 술(戌)은 메마른 가을 흙, 곧 물을 가두는 산이자 둑이다. 산이 물을 가두니, 임술은 흘러가지 않고 깊이 고여 속을 알기 어려운 자리다.
술토 속 본기는 무(戊), 곧 나를 다스리는 편관이다. 나를 단련시키는 절제의 기운이다. 거기에 정인(신)이라는 배움과 정재(정)라는 살림 감각이 함께 든다. 십이운성으로는 관대(冠帶), 세상에 나서는 겁 없는 청년의 단계다.
그래서 임술은 깊고 강하다. 잔잔한 수면 아래 깊이를 감추고, 좀체 속을 내비치지 않는다. 임술은 괴강(魁罡)과 백호(白虎)라는 강한 기운을 함께 품는데, 겁낼 이름은 아니다. 고요한 물밑에 감춘 단단한 기개로 읽으면 된다. 관대의 자리라 의욕이 앞서기도 하지만, 그 추진력이 큰일을 시작하게 한다.
임술이라고 다 깊은 것도, 다 강한 것도 아니다. 가둔 물이 깊이로 여물지 흐르지 못해 답답해질지는 글자 둘로 정해지지 않고, 그 갈림은 사주 전체가 정한다. 다만 분명한 건, 잔잔한 수면만 보고 그 깊이를 짐작하면 틀린다는 것이다.
좀체 속을 내비치지 않던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잔잔해 보여 가볍게 여겼는데, 알고 보니 누구보다 깊고 단단한 사람이었다. 속을 잘 안 내비치는 사람의 깊이를 뒤늦게 알았을 때, 나는 내 짐작을 부끄러워했다.
잔잔한 수면만 보고 그 깊이를 짐작하면, 대개 틀린다. 내 일주가 임술일까 → 첫 분석 보기 다음 편 · 계해(癸亥) → 이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