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머물고 나가는 삼재(三災)
2026-05-22띠 #27
#띠#삼재#신살
아홉 해마다 찾아오는 세 해, 삼재. 들삼재·눌삼재·날삼재의 셈법과, 재앙이 아니라 속도를 늦추는 신호등으로 읽는 눈. 신살로 넘어가는 다리.
띠 이야기의 마지막 칸이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 신살로 넘어가는 문턱이기도 하다. 삼재(三災)다.
삼재는 아홉 해마다 한 번, 세 해 동안 머무는 액운이라 일러 온 것이다. 첫 해에 들어와서 들삼재, 가운데 해에 머물러서 눌삼재, 마지막 해에 나가서 날삼재라 한다.
언제 드는지는 띠의 삼합으로 정해진다. 같은 삼합 무리는 삼재도 함께 든다.
- 원숭이·쥐·용(신자진) 띠 → 범·토끼·용(인묘진) 해
- 뱀·닭·소(사유축) 띠 → 돼지·쥐·소(해자축) 해
- 범·말·개(인오술) 띠 → 뱀·말·양(사오미) 해
- 돼지·토끼·양(해묘미) 띠 → 원숭이·닭·개(신유술) 해
가령 쥐띠라면 범해에 삼재가 들어와, 토끼해에 머물고, 용해에 나간다. 그렇게 세 해를 지나면 또 아홉 해 동안은 삼재가 없다.
여기서 우리 식으로 다시 읽고 싶다. 삼재를 '재앙의 세 해'로만 보면 그 3년이 통째로 두려워진다. 그러나 달리 보면, 삼재는 아홉 해를 내리 달려온 끝에 찾아오는 세 해의 쉼표 같은 것이다. 옛사람이 삶의 주기 안에 박아 둔, "이쯤에서 한 박자 늦추라"는 신호등인 셈이다. 큰일을 새로 벌이기보다 가진 것을 추스르고 돌아보라는 자리. 액(厄)으로만 보지 않고 속도를 줄이는 구간으로 읽으면, 삼재는 도리어 고마운 데가 있다.
다만 여기까지는 삼재의 겉모습이다. 정작 삼재가 왜 세 가지 재앙이며, 들고 머물고 나가는 세 해가 저마다 어떻게 다른지, 그 세 해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는 아직 펴지 않았다. 그 안은 다음 편에서 한 해씩 천천히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