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어떻게 일등이 되었나
가장 작은 짐승 쥐가 어떻게 열두 띠의 맨 앞이 되었는지, 그 옛이야기. 잠시 쉬어 가며 띠의 순서를 둘러보는 편.
잠시 쉬어 가자. 어려운 글자 이야기는 잠깐 내려놓고, 옛이야기 한 자락을 펴 본다.
왜 하필 쥐가 열두 띠의 맨 앞일까. 호랑이도 용도 아니고, 가장 작고 약한 짐승이 어떻게 첫째 자리를 차지했을까. 여기에 오래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옛적, 하늘이 동물들을 불러 모았다. 정해진 곳까지 먼저 닿는 순서대로 열두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동물들이 앞다투어 달렸다. 그중 소가 가장 부지런했다. 느리지만 밤새 쉬지 않고 걸어 어느새 맨 앞에 섰다.
그 소의 등에 쥐가 몰래 올라타 있었다. 작고 빠른 쥐는 제 힘으로 달리는 대신, 묵묵히 걷는 소의 등에 업혀 편히 따라온 것이다. 마침내 결승점이 코앞에 이르렀을 때, 쥐는 폴짝 뛰어내려 소보다 한 발 먼저 닿았다. 그렇게 쥐가 첫째, 소가 둘째가 되었다.
이야기에는 곁가지도 있다. 본래 고양이도 함께였는데, 쥐가 날짜를 거짓으로 일러 주는 바람에 그만 늦고 말았다고 한다. 고양이가 지금까지 쥐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까닭이 거기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읽을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약은 쥐가 얄미울 수도, 작은 몸으로 머리를 굴린 쥐가 도리어 기특할 수도 있다. 다만 옛사람이 가장 작은 짐승을 굳이 맨 앞에 둔 데에는, 크고 힘센 것만이 늘 앞서는 건 아니라는 작은 위안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한겨울 한밤중에 홀로 깨어 부지런히 움직이던 그 쥐, 자(子)의 자리 말이다. 가장 어두운 때에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첫째의 진짜 자격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