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기운을 다스리는 격들, 편관·상관·건록·양인
순한 격이 받쳐 흘려보내면 되는 틀이었다면, 이번엔 기운이 거센 격들이다. 편관·상관·건록·양인격을, 누르지 않고 곱게 두면 도리어 거칠어지는 그 결을 따라 읽는다.
한눈에
- 센 격이란 · 편관격·상관격에 건록격·양인격. 기운이 거세어 곱게 두면 도리어 거칠어지는 격들.
- 어떻게 쓰나 · 받쳐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눌러 다스린다. 이를 역용(逆用)이라 한다.
- 다스리는 글자 · 식신제살·상관패인처럼, 거센 기운을 잡아 주는 상신이 곁에 든다.
- 다시 읽기 · 센 격이 거친 팔자가 아니다. 다룰 손이 있으면 도리어 큰 추진력이 된다.
앞 편에서 순하게 흐르는 네 격을 보았다. 받치고 잇고 흘려보내면 곱게 풀리는 틀이었다. 그런데 나머지 자리에는 기운이 거센 격들이 있다. 이들은 순한 격과 정반대다. 곱게 흐르게만 두면 도리어 거칠어진다. 받쳐 주는 게 아니라 다스려 줘야 비로소 자리를 잡는다.
명리는 열 가지 십성 가운데 넷을 거센 기운으로 친다. 나를 강하게 치는 편관(칠살), 거침없이 쏟아 내는 상관, 그리고 나와 같은 기운이 가장 센 비겁의 자리다. 이 거센 기운이 뼈대를 이룬 격은 눌러서, 또는 그 힘을 다른 데로 돌려서 다스린다. 거스르지 않고 따라 살리던 순용과 달리, 거센 것을 억눌러 다스려 살리는 이 방식을 역용(逆用)이라 한다. 사나운 물살에 둑을 세우고 물길을 터 주는 일에 가깝다.
먼저 한 가지 오해부터 풀고 싶다. 센 격이라고 해서 거칠고 험한 팔자인 것은 아니다. 강한 기운은 다룰 줄 알면 도리어 큰일을 밀어붙이는 힘이 된다. 앞서 순한 격에서 받치는 손을 보았듯, 센 격에서는 다스리는 손을 보면 된다. 무서운 기운이 아니라, 다룰 손을 곁에 둔 큰 기운이라고 읽는 것이 맞다.
먼저 편관격(偏官格)이다. 편관은 흔히 칠살(七殺)이라고도 부른다. 나를 사정없이 치고 누르는 기운이다. 그냥 두면 나를 짓눌러 버리지만, 다스리면 추진력과 결단이 된다. 다스리는 길은 둘이다. 하나는 식신으로 그 칠살을 정면에서 눌러 주는 것이다. 이를 예부터 식신제살(食神制殺)이라 했다. 또 하나는 인성이 그 칠살을 받아 나를 생하는 쪽으로 돌려 주는 것이다. 앞 편에서 본 관인상생의, 한결 거센 버전인 살인상생(殺印相生)이다. 치던 힘을 길러 주는 힘으로 돌려세우는 셈이다.
말로만 보면 잡히지 않으니, 그 식신제살을 가상의 사주 한 장으로 펴 보자. 실제 누구의 것도 아닌, 설명을 위한 사주다.
시 일 월 년
천간 병 갑 경 갑
지지 인 인 신 인
가운데 일간은 갑(甲), 큰 나무다. 지지마다 인(寅)으로 뿌리를 내리고 곁에 같은 나무까지 있어,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 그런데 월간에 경(庚)이 솟아 있다. 경금은 그 나무를 사정없이 베려 드는 도끼, 곧 칠살이다. 월지 신(申)에 뿌리까지 두었으니 만만치 않은 도끼다.
이 도끼를 그냥 두면 나무를 친다. 그런데 시간에 병(丙), 불이 있다. 불은 쇠를 녹인다. 식신인 병화가 칠살 경금을 정면에서 눌러 그 날을 무디게 하니, 도끼가 더는 나무를 해치지 못한다. 거센 칠살을 식신으로 눌러 다스린 이 모습을, 앞서 말한 식신제살(食神制殺)이라 한다.
순한 격에서는 받쳐 흘려보내기만 했는데, 여기서는 거센 글자를 정면에서 눌렀다. 같은 격을 살리는 일인데도 손길의 방향이 정반대다. 이것이 역용이다.
다음은 상관격(傷官格)이다. 상관은 거침없이 밖으로 쏟아 내는 재능과 표현이다. 빛나는 만큼 거칠어, 그냥 두면 나를 바르게 이끄는 정관마저 들이받는다. 다스리는 길도 둘이다. 하나는 인성으로 그 거침을 눌러 중화하는 것이다. 이를 상관패인(傷官佩印)이라 한다. 또 하나는 그 거침을 재물 짓는 쪽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상관이 재를 낳는 상관생재(傷官生財)다. 막을 수 없는 기운이라면, 쓸모 있는 데로 트는 것이다.
그리고 건록격(建祿格)과 양인격(陽刃格)이 있다. 나와 같은 기운인 비겁이 태어난 달을 잡은 격이다. 같은 편이 가장 센 자리이니, 그 넘치는 힘을 쓸 데가 있어야 한다. 양간을 기준으로, 비견이 월령을 잡으면 건록격, 겁재가 자오묘유 같은 왕성한 자리에 들면 양인격이라 한다. 힘이 넘치는 격이라, 건록격은 정관이 솟아 재와 인이 받쳐 줄 때, 양인격은 관살이 그 날카로움을 잡아 줄 때 곱게 자리 잡는다. 넘치는 힘에 쓸 곳과 고삐를 함께 마련해 주는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일 자리가 있다. 음간이 비겁월일 때다. 정통에서는 양간에만 건록격·양인격을 세우고, 음간이 비겁월일 때는 격을 따로 세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러면 똑같이 비겁이 달을 잡았는데 양간은 격이 있고 음간은 비어, 읽기가 도리어 애매해진다. 그래서 음간이 비겁월일 때는 십성 이름 그대로 비견이 뼈대면 비견격, 겁재가 뼈대면 비겁격으로 보아 그 자리를 채운다. 건록·양인이라는 이름은 양간에 굳은 말이라 빌려 오지 않는다. 정통의 방식은 아니되, 비워 두는 것이 더 애매하기에 메운 자리다.
이렇게 센 격을 늘어놓고 보면, 순한 격과 손이 맞은편으로 갈린다. 순한 격은 받치고 흘려보내는 손으로 살리고, 센 격은 누르거나 돌리거나 트는 손으로 살린다. 식신으로 칠살을 누르고, 인성으로 칠살을 돌리고, 재로 상관을 흘려보내는 식이다. 곱게 흐르게 두는 손과 거센 것을 다스리는 손, 그 두 손이 격을 살린다.
다만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센 격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다스릴 글자가 곁에 있느냐 없느냐가 갈림이다. 다스리는 글자가 있으면 그 거센 힘은 남이 못 내는 추진력이 되고, 없으면 거친 채로 남는다. 강한 기운 자체가 흉이 아니라, 그것을 다룰 손이 있느냐의 문제다. 그러니 센 격을 만났을 때 먼저 볼 것은 거센 기운이 아니라, 그 곁에 그것을 잡아 줄 글자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거센 기운을 타고난 사람을 보면 으레 거칠다 여기곤 했다. 그런데 그 힘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오히려 누구도 못 밀어붙이는 일을 해내고 있었다. 거센 기운을 타고난 사람을 거칠다 단정하던 눈이, 다스릴 줄 아는 그 힘이야말로 가장 큰 그릇일 수 있겠다는 데 가서 멈췄다.
거센 기운은 다스릴 손이 곁에 있을 때 가장 큰 힘이 된다. 내 사주의 격은 센 쪽일까 → 첫 분석 보기 다음 편 · 한 기운으로 일관된 사주 (일행득기격) → 이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