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에 품어 두는 것, 양(未)
양띠의 출생 연도와 성격, 잘 맞고 부딪치는 띠까지. 늦여름 마른 흙 미(未)의 결로 양띠인 사람을 읽는다.
미(未), 양 — 한눈에
- 출생 연도: 1967·1979·1991·2003·2015·2027년생 (단, 입춘 전 출생은 앞 해 띠인 말)
- 오행: 토(土) · 음양: 음(陰)
- 계절·달: 늦여름, 음력 유월(대서가 든 달)
- 시각: 미시(未時), 오후 1시 ~ 3시 · 방위: 남서(南西)
- 지장간: 정(丁)·을(乙)·기(己) · 자리: 나무를 갈무리하는 고지(庫支), 여름의 마른 흙
- 잘 맞는 띠: 돼지·토끼 (해묘미 삼합), 말 (오미 합)
- 부딪치는 띠: 소 (축미충)
- 원진(怨嗔): 쥐 (자미 원진)
오의 한낮이 기울면 미(未), 양의 자리다. 한여름의 뜨거운 볕이 한풀 누그러지는 늦여름, 무성하던 것들이 익어 거두어지기 시작하는 때다. 시각으로는 한낮을 막 지난 오후, 볕은 따갑지만 기운은 천천히 내려앉는 시간이다.
내가 양띠인지부터 보자. 양력으로 1967, 1979, 1991, 2003, 2015, 2027년생이 양띠다. 그해 입춘 전에 났다면 띠는 한 해 앞의 말이 된다.
미는 흙(土)이다. 그것도 여름 볕에 잘 마른 흙. 그 속에는 기(己)가 정기를 이루고 정(丁)과 을(乙)이 함께 든다. 마른 흙(기)이 불기운(정)을 머금고, 그 안에 나무(을)를 거두어 두는 모양이다. 명리에서 미를 나무 기운을 갈무리하는 창고, 곧 고지(庫支)로 보는 까닭이다. 무성하던 봄여름의 나무를 받아 안으로 품는 자리.
그 품는 흙의 성질이 사람으로 나타나면 이렇다. 양띠는 순하고 인정이 많다. 모나지 않아 곁을 편하게 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며, 다툼을 싫어해 자리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린다. 은근한 끈기와 미적인 감각, 그리고 어지간한 것은 안으로 품어 삭이는 너른 마음.
다만 그 부드러움이 그늘이 되기도 한다. 결단을 미루고, 남에게 기대 줏대가 흔들리며, 걱정이 많아 속으로 끙끙 앓는다. 거절을 못 해 떠안고는 혼자 삭이다 지치기도 한다.
띠끼리의 어울림도 여기서 갈린다. 양과 잘 맞는 띠로는 돼지와 토끼를 꼽는다. 양(미)·돼지(해)·토끼(묘)가 해묘미(亥卯未)라는 한 팀, 삼합을 이루어 나무 기운을 함께 무성히 키우기 때문이다. 말(오)과도 오미(午未)로 손을 잡는다고 본다. 반대로 부딪치는 띠는 소로, 같은 흙이면서 정면으로 맞서는 축미충(丑未沖)의 자리다. 그와 결이 다른 거슬림으로 쥐가 있으니, 자미(子未) 원진이라 한다.
다 거두어들이는 늦여름의 흙처럼, 양은 안으로 품는 데 익숙하다. 품는 마음은 따뜻하지만, 너무 오래 혼자 품으면 안에서 곯는다. 무성한 것을 거두어 두되 때때로 한 줌은 덜어 내어 곁에 나눠 두는 것, 늦여름의 흙이 가을 들녘에 곡식을 내어 주듯. 품은 것을 언제 어떻게 내려놓느냐가, 양에게는 평생의 연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