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여는 영리한 손, 원숭이(申)
원숭이띠의 출생 연도와 성격, 잘 맞고 부딪치는 띠까지. 초가을의 쇠 신(申)의 기운으로 원숭이띠인 사람을 읽는다.
신(申), 원숭이 — 한눈에
- 출생 연도: 1968·1980·1992·2004·2016·2028년생 (단, 입춘 전 출생은 앞 해 띠인 양)
- 오행: 금(金) · 음양: 양(陽)
- 계절·달: 초가을, 음력 칠월(입추가 든 달)
- 시각: 신시(申時), 오후 3시 ~ 5시 · 방위: 서남(西南)
- 지장간: 무(戊)·임(壬)·경(庚) · 자리: 가을을 여는 생지(生支), 물을 일으키는 자리
- 잘 맞는 띠: 쥐·용 (신자진 삼합), 뱀 (사신 합)
- 부딪치는 띠: 호랑이 (인신충)
- 원진(怨嗔): 토끼 (묘신 원진)
미의 여름이 끝나면 신(申), 원숭이의 자리다. 신은 가을이 처음 서는 자리, 입추가 드는 달이다. 뜨겁던 기운이 처음으로 서늘하게 갈무리되기 시작한다. 시각으로는 한낮을 지나 해가 기우는 늦은 오후. 무르익은 것이 단단한 결실로 여물기 시작하는 때다.
내가 원숭이띠인지부터 보자. 양력으로 1968, 1980, 1992, 2004, 2016, 2028년생이 원숭이띠다. 그해 입춘 전에 났다면 띠는 한 해 앞의 양이 된다.
신은 쇠(金), 그것도 막 거두어진 굵은 무쇠 같은 양(陽)의 금이다. 그 속에는 경(庚)이 정기를 이루고 임(壬)과 무(戊)가 든다. 쇠(경) 안에 물(임)의 기운이 처음 깃드는 모양이라, 신을 가을을 여는 생지(生支)이자 물을 일으키는 자리로 본다. 단단함과 시원함이 함께 트는 자리.
그 결이 사람으로 나타나면 이렇다. 원숭이띠는 영리하고 재주가 많다. 머리 회전이 빠르고 임기응변에 능하며, 손재주든 말재주든 한두 가지는 타고난다. 호기심이 많아 새것을 빨리 익히고, 사람들 사이에서 분위기를 즐겁게 만든다. 재치로 어려운 자리를 가볍게 넘기는 재간이 있다.
다만 그 재주가 그늘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에 진득하게 머물지 못하고, 쉽게 싫증 내며, 잔꾀로 흐를 때가 있다. 다재다능함이 도리어 한 우물을 못 파게 만들기도 한다.
띠끼리의 어울림도 여기서 갈린다. 원숭이와 잘 맞는 띠로는 쥐와 용을 꼽는다. 원숭이(신)·쥐(자)·용(진)이 신자진(申子辰)이라는 한 팀, 삼합을 이루어 큰물을 함께 만들기 때문이다. 뱀(사)과도 사신(巳申)으로 손을 잡는다고 본다. 반대로 부딪치는 띠는 호랑이로, 봄과 가을, 나무와 쇠로 정면에서 맞서는 인신충(寅申沖)의 자리다. 그와 결이 다른 거슬림으로 토끼가 있으니, 묘신(卯申) 원진이라 한다.
영리함은 복이면서 짐이다. 빨리 알아채는 사람일수록 한자리에 오래 머무는 일을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무쇠도 한 번 더 두드려야 연장이 되듯, 재주는 한 곳에 머물러 깊어질 때 비로소 제 값을 한다. 원숭이의 빠른 손이 어디에 오래 머무느냐, 거기서 그 재주의 끝이 갈린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