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앞을 지키는 것, 개(戌)
개띠의 출생 연도와 성격, 잘 맞고 부딪치는 띠까지. 늦가을 마른 흙 술(戌)의 결로 개띠인 사람을 읽는다.
술(戌), 개 — 한눈에
- 출생 연도: 1970·1982·1994·2006·2018·2030년생 (단, 입춘 전 출생은 앞 해 띠인 닭)
- 오행: 토(土) · 음양: 양(陽)
- 계절·달: 늦가을, 음력 구월(상강이 든 달)
- 시각: 술시(戌時), 오후 7시 ~ 9시 · 방위: 서북(西北)
- 지장간: 신(辛)·정(丁)·무(戊) · 자리: 불을 갈무리하는 고지(庫支), 가을의 마른 흙
- 잘 맞는 띠: 호랑이·말 (인오술 삼합), 토끼 (묘술 합)
- 부딪치는 띠: 용 (진술충)
- 원진(怨嗔): 뱀 (사술 원진)
유의 가을이 저물면 술(戌), 개의 자리다. 술은 가을의 끝자락, 서리가 내리고 한 해의 거둠이 마무리되는 때다. 시각으로는 해가 진 뒤 어둠이 막 깔리는 초저녁. 낮의 일이 끝나고 밤을 지켜야 하는 시간이다.
내가 개띠인지부터 보자. 양력으로 1970, 1982, 1994, 2006, 2018, 2030년생이 개띠다. 그해 입춘 전에 났다면 띠는 한 해 앞의 닭이 된다.
술은 흙(土), 가을 볕에 마른 흙이다. 그 속에는 무(戊)가 정기를 이루고 신(辛)과 정(丁)이 든다. 마른 흙(무)이 쇠(신)와 불기운(정)을 함께 거두어 품은 모양이다. 명리에서 술을 불 기운을 갈무리하는 창고, 곧 고지(庫支)로 본다. 한 해의 뜨거움을 거두어 안에 묻어 두는 자리. 어둠이 오기 전, 거둘 것을 거두고 지킬 것을 지키는 흙이다.
그 지키는 흙의 성질이 사람으로 나타나면 이렇다. 개띠는 충직하고 의리가 있다. 한번 믿은 사람을 끝까지 지키고, 옳다고 여기면 손해를 보더라도 따른다. 정직해서 거짓을 못 견디고, 책임진 자리를 묵묵히 지킨다. 집을 지키는 개처럼, 곁의 사람에게 가장 미더운 울타리가 되어 준다.
다만 그 지킴이 그늘이 되기도 한다. 낯선 것을 지나치게 경계하고, 옳고 그름을 흑백으로 가르며, 한번 마음을 닫으면 좀체 열지 않는다. 지키려는 마음이 의심으로, 충직함이 고집으로 굳기도 한다.
띠끼리의 어울림도 여기서 갈린다. 개와 잘 맞는 띠로는 호랑이와 말을 꼽는다. 개(술)·호랑이(인)·말(오)이 인오술(寅午戌)이라는 한 팀, 삼합을 이루어 큰불을 함께 일으키기 때문이다. 토끼(묘)와도 묘술(卯戌)로 손을 잡는다고 본다. 반대로 부딪치는 띠는 용으로, 같은 흙이면서 정면으로 맞서는 진술충(辰戌沖)의 자리다. 그와 결이 다른 거슬림으로 뱀이 있으니, 사술(巳戌) 원진이라 한다.
지키는 사람은 좀처럼 빛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없도록 막아 낸 밤은 아무 일도 없던 밤으로만 기억되니까. 박수는 일을 벌인 사람에게 가고, 묵묵히 어둠 앞을 지킨 사람은 자주 잊힌다. 그래도 누군가는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개의 충직함은 그 잊히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