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쥐띠도 다섯 가지, 60갑자와 색깔 띠
같은 쥐띠도 갑자·병자·무자가 다르다. 띠에 천간이 얹혀 예순 해가 한 바퀴 도는 이치와, 청룡·황금돼지의 색이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환갑의 뜻.
우리는 "쥐띠"라고 한 마디로 묶는다. 그런데 같은 쥐띠가 한 가지가 아니다.
띠는 지지 열두 글자다. 거기에 천간 열 글자가 얹힌다. 천간 한 글자와 지지 한 글자가 짝을 지어 돌면, 같은 음양끼리만 만나 모두 예순 가지 짝이 나온다. 갑자(甲子)에서 시작해 계해(癸亥)로 끝나는 이 예순 짝을 60갑자(六十甲子)라 한다.
그래서 한 띠는 예순 해 동안 다섯 번, 매번 다른 천간을 달고 돌아온다. 쥐(자)를 보자. 갑자·병자·무자·경자·임자. 다 같은 쥐띠지만, 그 위에 얹힌 천간이 저마다 달라 결이 같지 않다. 같은 쥐라도 어떤 쥐인지가 천간으로 갈리는 것이다.
새해마다 듣는 그 색깔 이름도 여기서 온다. "청룡의 해", "황금돼지의 해" 할 때의 색은 동물이 아니라 천간이 입혀 준 옷이다. 천간의 오행에는 저마다 빛깔이 있다.
- 갑·을 (나무) — 푸른빛
- 병·정 (불) — 붉은빛
- 무·기 (흙) — 누른빛
- 경·신 (쇠) — 흰빛
- 임·계 (물) — 검은빛
그래서 2024년 갑진(甲辰)년은 갑이 푸른빛이라 푸른 용, 청룡의 해가 된다. 2019년 기해(己亥)년은 기가 누른빛이라 황금돼지의 해였다. 같은 용이라도 갑진이면 청룡, 임진(壬辰)이면 검은 용이 되는 식이다. 색은 그해 천간이 띠에 입혀 준 빛깔이다.
이 예순 짝이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예순 해가 걸린다. 그래서 태어난 해의 갑자가 똑같이 다시 돌아오는 때가 예순 해 뒤, 곧 환갑(還甲)이다. 갑자로 되돌아왔다는 뜻이다. 옛사람이 환갑을 그토록 크게 기린 것은, 한 사람의 삶이 하늘이 도는 한 주기를 온전히 한 바퀴 돌아냈다는 표시였기 때문이다.
같은 띠라는 말로 우리는 사람을 한데 묶지만, 그 안에는 다섯 빛깔이 있고, 더 들어가면 여덟 글자가 있다. "무슨 띠세요"가 사람을 아는 첫 칸이라면, 그 위에 천간 한 글자만 얹어도 벌써 다른 사람이 된다. 한 글자가 늘 때마다 사람은 그만큼 더 또렷해지고, 또 그만큼 한 마디로 묶기 어려워진다. 사람을 안다는 건 늘 그렇게, 묶었던 것을 다시 푸는 일인지도 모른다.